결혼을 하고 아기가 생기기 전에 장거리 여행을 한 번 더 해보자 하여 두바이로 떠났습니다. 신혼집 소파에 누워 홈쇼핑을 보다가 가격과 일정이 괜찮아서 급 결정한 것이었는데요. 평소 패키지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두바이는 날씨가 워낙 덥다 보니 여행사 버스로 이동하는 것만 해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항공편은 에티하드로, 아부다비 공항을 왕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00시 55분에 출발하여 아부다비 현지에는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는데 도착해서 바로 첫째날 일정이 시작되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더군요.
혹시 다른 시간대도 선택할 수 있다면 이 일정은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인천-아부다비 비행시간은 인천출발 9시간 45분, 아부다비 출발 8시간 25분입니다.
그럼, 에티하드 항공 이코노미 좌석은 어떠한지, 기내식 맛은 어떤지 생생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에티하드 항공 이코노미 어메니티
모든 좌석에는 어메니티가 올려져 있습니다. 쿠션과 헤드셋, 그리고 가방입니다.
가방 안에는 담요, 안대, 귀마개, 핸드크림이 들어있었습니다.
비행기가 어느 정도 고도에 오르면 기온이 많이 내려가기 때문에 담요가 아주 유용했습니다.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어서 좋네요. 안대와 귀마개는 퀄리티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일회용으로 쓰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핸드크림도 두세 번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슬리퍼와 양치도구가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인천에서 출발할 때는 하늘색 가방이었는데, 돌아올 때는 갈색 가방이었습니다. 당연히 구성은 동일합니다.
가방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습니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에티하드 항공에서 제공하는 이 선물을 즐기셨으면 합니다. 사용하고, 사랑하고, 재사용하되, 담요는 비행기 좌석에 두고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가방은 플라스틱 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 마디로 이 가방은 재활용하여 만들었고, 가져가도 좋다는 말이었습니다. 디자인도 괜찮고 좋은 기념품이 될 것 같아 가방만 들고 왔습니다. 부피도 작고 제가 들기에 사이즈도 딱이라서 지금까지도 장바구니로 잘 쓰고 있답니다!
2. 인천-아부다비 탑승 후기
에티하드 항공(Etihad Airways)은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항공사이며 아부다비 국제공항(AUH)이 허브 공항이라고 합니다. 괜스레 이번 비행이 더 뜻깊게 느껴지네요. 저는 EY859와 EY858편을 이용했고 두 비행기가 거의 동일했습니다. 좌석은 3-3-3 배열입니다.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을 때 느낀 점은 일반 항공기와는 큰 차이는 없고, LCC에 비해서는 앞 부분에 상당히 여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자 키 170cm 기준으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물론 덩치가 큰 남성분들은 힘드실 수 있겠지만요. 긴 시간 비행이기 때문에 엑스트라 레그룸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좌석에 있던 어메니티의 부피가 있다 보니 좀 더 좁게 느껴집니다. 출발 전에 필요한 것만 놔두고 나머지는 오버헤드 빈(상단에 짐을 보관하는 공간)에 넣어버리는 게 낫습니다.
좌석 모니터에는 여러 가지 게임과 영상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프렌즈 시즌7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랍국가 답게 기도 메카(이슬람교 최고 성지) 위치와 기도 시간 등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몇몇 스포츠 중계는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밖에서 하고 있는 방송을 똑같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더라고요.
기내식 시간 전후로는 보통 조명을 어둡게 유지해서 계속 스크린을 보는 건 눈 건강에 좋지 않은데, 설정에서 화면 밝기도 조절할 수 있으니 적정 밝기로 맞추고 시청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큰 화면과 아래의 리모컨 따로 가능합니다.
다만 한국어 자막을 전부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보니, 약 10시간의 비행은 지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각자 장난감을 하나씩 챙겨 왔는데요. 저는 아이패드 미니, 남편은 닌텐도 스위치를 들고 왔네요. 여러분들도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등을 미리 다운로드하여 오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래도 힘들 긴 힘드네요...)
더군다나 스크린 아래쪽에 usb 충전 단자도 있어서 배터리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콘센트를 꼽는 곳도 있지만, 110v라서 한국에서 쓰던 것은 충전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c타입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혹시 충전기를 챙겨 오실 분들은 usb 선으로 지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에티하드 항공은 기내에서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비행기에 보조배터리를 들고 타지 말라는 걸까요? 아닙니다. 보조배터리는 탁송수하물이 아닌, 기내로 반입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요. 비행 중에 보조배터리를 이용하여 기기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3. 에티하드 항공 EY859, EY858 기내식
다음으로, 비행 만족도에 큰 기여를 하는 기내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장시간에 비행에는 기내식이 더욱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코노미 기내식 치고 이 정도면 꽤 괜찮았습니다.
인천에서 아부다비로 갈 때(EY859) 첫 번째 기내식은 출발한 지 1시간이 지나서 나왔고, 치킨과 파스타 중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치킨을 선택했는데요. 왠지 한국인을 겨냥한 메뉴가 아닐까 합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맛이 나는데요. 떡볶이 느낌보다는 매콤한 닭강정에 가깝습니다. 정말 맛있었지만, 매운 걸 많이 못 드시는 분들에게는 좀 매울 수 있으니 피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워낙 맵찔이라 다 못 먹었네요.
샐러드는 약간 이국적인 맛이 나서 싫어하시는 분들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주 심한 것은 아닙니다.
왼쪽 상단에 있는 크림은 정말 달달하고 맛있었습니다. 케이크는 아니고 크림 형태라서 싫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지루하던 차에 디저트를 먹으니 당이 충전되는 느낌이었답니다. 남편은 너무 달다고 싫어했지만요.
그다음 기내식은 도착하기 약 2시간 전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킨과 팬케이크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저는 아침시간에 가까워지다 보니 조식 스타일로 골랐습니다. 역시 팬케이크와 파인애플, 크로와상, 과일, 요거트 등이 나온 걸로 보아 조식을 의도한 것 같아요.
하지만 팬케이크가 아주 맛있는 건 아니고 보통입니다. 크로와상은 꽤 괜찮았네요. 요거트도 맛있었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EY858), 첫 번째 기내식은 오믈렛과 프렌치토스트를 선택할 수 있었고 저는 오믈렛을 선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륙한 지 약 한 시간 정도 뒤에 서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도 조식 스타일이네요. 따뜻한 계란 요리와 소시지, 감자 등을 먹으니 속이 부담 없이 든든해졌습니다. 디저트도 역시 부족함이 없으니 만족스러웠습니다.
두 번째는 소고기와 파스타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과 다른 메뉴를 선택해서 둘 다 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비프는 밥이 매콤한 것이 역시 한국인은 겨냥한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 (맨 처음 먹었던 치킨보다는 훨씬 안 매웠어요! 맵찔이도 연속으로만 안 먹으면 가능..) 현지를 여행할 때 한식을 안 먹었던 터라 오랜만의 한식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맛있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고른 크림파스타는 비건 메뉴인데, 아주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보통 수준이었고, 다른 메뉴들이 다 맛있어서 기대를 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메인 메뉴를 제외하고는 구성이 모두 같네요.
4. 기내 무료 와이파이 사용법
에티하드 항공의 장점 중 하나는 기내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채팅만 가능한 것과(chat) 인터넷 서핑까지 가능한 것(surf),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원래는 유료입니다.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7시간 미만 비행 시 | 7시간 이상 비행 시 | |
Chat (채팅만 가능) | USD 2.99 | USD 4.99 |
Surf (인터넷 서핑도 가능) | USD 9.99 | USD 24.99 |
하지만! 에티하드 항공 회원에게는 chat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chat은 말 그대로 채팅만 가능한 것입니다. 당연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내는 것은 안 되고, 인스타그램도 용량이 많이 차지해서 그런지 잘 되지는 않습니다. 정말 딱 톡만 보내지는 것입니다.
그래도 비행기에서 대화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요~ 속도가 나쁘지 않고 시간제한이 없어서 가족들에게 잘 가고 있다고 보내거나, 업무 관련 연락을 확인해야 하는 분들 등 장시간 비행에서 카톡이라도 하고 싶은 분들은 좋은 선택입니다.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에티하드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탑승 전에 미리 해두는 것이 좀 더 편합니다. 여행 전 시간 나실 때 꼭 미리 해두시길 추천드립니다.
회원가입을 하면 기입했던 아이디(이메일)로 메일이 옵니다. 이 메일을 꼭 확인하셔야 하는데요. 메일을 확인하면 Active your account 버튼이 있습니다. 해당 버튼을 클릭하면 나오는 창에서 꼭 나머지 정보를 입력해야 최종 가입이 완료됩니다.
이제 비행기를 탔을 때 와이파이를 켜보면, ETIHAD WI-FLY가 뜹니다. 네트워크에 연결하면 웹 사이트가 뜨는데요.
미리 회원가입해 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로그인(Sign in) 후 와이파이 구매(Purchase Wi-Fi)를 누릅니다. 그러면 Chat USD 0.00로 되어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클릭하고 잠시 기다리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보통 경유지로 많이 가다 보니 직항 후기는 많이 없는 것 같아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승무원분들도 나름 친절하셨고 불편함 없는 여행이었습니다. 다만 한국인 승무원은 거의 없는 편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거리 비행은 할 때는 힘들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다 추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미화되어 또 장거리 여행지를 택할지도 모르겠네요.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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